자전거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고 있던 것들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자전거가 개발되고 산업화가 된 지도 100년이 훌쩍 넘었다. 초기에 나무로 만든 자전거부터 시작하여, 타이어 개발로 장거리 라이딩이 가능해졌다. 그 후에 기어변속 시스템과 서스펜션 등의 기능적 변화, 그리고 스틸에서 알루미늄, 티타늄, 카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레임의 성능 변화까지, 그 100년이 넘는 역사는 다채로웠다.
이런 기술적인 변화 속에 우리는 자전거에 대한 이해도 충분히 늘었지만, 그에 비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자주 오해하고 있었던 자전거 이야기를 한번 모아 보았다.


프레임은 사이즈가 작을수록 가볍다?

"왜 작은 사이즈의 프레임을 타세요?"라는 질문에, "더 가볍고 강성이 좋아서요"라는 답변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용접을 해서 자전거를 생산하는 금속 프레임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요즘처럼 카본 프레임이 익숙한 세대에서는 더 작은 프레임이 더 가볍지는 않다는 것이다.
왜 더 작은 것이 더 가볍지 않은걸까?
그 이유는 카본으로 생산되는 자전거는 몰드를 통해 전체 프레임을 하나의 형상으로 찍어낸다. 이 과정에서 사이즈에 따른 카본 레이업이 별도로 만들어지게 되어, 모든 사이즈의 프레임이 거의 비슷한 강성과 프레임 성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비슷한 강성을 만들기 위해, 튜브의 길이가 짧아지면 더 많은 레이어가 필요하게 되고, 더 큰 사이즈는 굵은 튜브 설계가 가능해져 무게 대비 강성을 늘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오버사이즈 핸들바가 더 가는 굵기의 스탠다드 사이즈 핸들바보다 크지만, 더 가볍고 강성이 높은 것과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카본 프레임의 무게는 개발에 주력으로 이용되는 사이즈가 보통 가장 가벼운 편이고,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는 M 또는 L 사이즈가 그런 프레임에 해당된다.
그러니, 카본 프레임을 고를 때는 더 작은 사이즈가 더 가볍다는 편견을 버리고, 자신에게 적합한 사이즈를 고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카본 프레임은 사이즈가 더 작다고 더 가벼운 것은 아니다.

모노코크로 제작되는 카본 프레임은 사이즈가 커진다고 해서 더 많은 카본이 소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에어로 성능은 헬멧만 바꿔도 큰 차이가 난다?

에어로, 거창하게 들리지만 '무게'와 같이 측정 가능한 값이 아니어서, 실감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어로 제품'의 선택은 쉽지 않다.
자전거를 예로 들면 에어로 바이크가 공기저항에 좋다고 하지만, 보편적으로 더 무겁기 때문에 고민에 빠지게 된다. 제품 구매 시 무게를 포기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에어로 성능'을 위해 선택하기 좋은 것이 바로 '에어로 헬멧'이다.
그 이유는, 라이딩 중 공기저항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바로 사람으로, 전체 공기저항의 약 75%를 라이더가 만들게 된다. 그리고, 라이더가 가장 먼저 공기저항에 닿는 부분은 손과 머리인데, 머리는 헬멧의 형태에 따라 공기저항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라이더가 에어로 헬멧의 착용으로 사람에게 전달되는 공기저항을 5%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은 자전거가 라이딩 중에 받게 되는 전체 저항의 3.7% 정도에 해당된다. 이것은 나머지 25%의 공기저항을 담당하는 자전거에 공기저항을 약 15% 향상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공기저항을 크게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일 지 모르지만, 무게와 가격 대비 가장 효율 좋은 에어로는 헬멧에 있을지도 모른다.

공기저항을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라이더.
라이더의 공기저항 개선은 11% 정도로 높지 않지만, 헬멧은 그 중에 큰 에어로 요소에 꼽힌다.

게다가 요즘 에어로 헬멧들은 가볍고 통기성도 좋다.

에어로 바이크로 바꾸기에 부담이 된다면 에어로 헬멧으로 에어로 성능을 높여보자.


타이어의 폭이 좁을 수록 빠르다?

로드 타이어는 산악 타이어에 비해 폭이 좁게 개발된다. 폭이 좁은 타이어는 도로와의 마찰면적이 줄어들어 구름저항이 적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또, 폭이 좁은 타이어는 더 높은 공기압을 넣을 수 있게 되어 도로와의 접촉면적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론은 어디까지만 도로가 깨끗하게 평평하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기에 인공으로 만든 트랙 경기에서는 20mm 이하 폭의 좁은 타이어와 높은 공기압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일반 도로의 상황에서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 다른 접근성이 필요하다. 평평해 보이는 아스팔트 도로라도 실제로는 표면은 거칠고, 이런 거친 표면으로 인해 만들어진 진동은 자전거가 앞으로 진행하려는 관성을 상쇄시켜 스피드를 떨어뜨리게 만든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25mm 이상의 로드 타이어가 구름저항에 있어서는 더 폭이 좁은 타이어들에 비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타이어가 굵어진다고 무조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구름저항은 자전거가 달리는 데 있어서 하나의 저항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타이어가 굵어지면서 늘어나는 무게로 인한 저항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회전하는 바퀴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타이어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가속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로 타는 도로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더 빠르게 달리는 방법이 된다.

타이어의 폭과 스피드의 관계는 나름 복잡하다. 적당한 폭과 공기압이 스피드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카본 프레임은 수명이 있다?

카본 프레임이 우리에게 익숙한 제품으로 인식된 지도 이제 거의 10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카본이라는 것이 금속과 달라서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 다양한 이해와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큰 오해 중에 하나는 카본 프레임의 수명에 대한 부분이다. 누군가는, 카본 프레임은 그 성능을 유지하는 수명이 금속보다 짧아서 오래 타기 위해 선택할 소재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 소재인 카본은 탄소로 지구상에 가장 변하지 않는 소재 중에 하나로 꼽힌다. 프레임에 이용되는 카본파이버도 실상은 변하지 않는 소재이며, 프레임을 불에 태운다해도 카본파이버는 남아있게 된다. 그래서, 카본은 피로누적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카본을 하나의 형태로 만들고 단단하게 굳게 하는 레진의 수명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레진은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 중에는 수명이 있는 제품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전거에 활용되는 레진은 가공 후에 변화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 아마도 자외선에 의해 노출된 부분의 색이 좀 변하는 정도가 있겠지만, 보통은 페인트로 마감되어 그런 변화도 쉽게 볼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카본 프레임은 반영구적이라는 것이 자전거 산업에서의 견해다.

카본 프레임은 소재의 특성상 피로누적이 발생하지 않지만, 견딜 수 있는 충격을 넘어서게 되면 크랙 등의 파손으로 이어진다. 이럴 경우 카본은 외관상 수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수리된 부분은 추가적인 재료가 더 포함되었기에 강도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번 파손된 카본 프레임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완전히 깨지게 되어 사실 상 기존 프레임의 성능을 되찾을 수는 없다. 금속 프레임처럼 파손된 카본 프레임은 이미 성능적인 수명은 다 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카본 프레임은 실상 반영구적인 수명을 가지고 있다.

카본은 반영구적인 소재다. 그렇다고, 외관상으로 완벽하게 복원된 카본 프레임이 성능까지 복원된 것은 아니다.
과도한 충격으로 파손된 카본은 그 수명이 다 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전기자전거는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기자전거를 구매한다고 할 때 주위에서 '운동도 되지 않는 자전거를 왜 사느냐?'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물론, 이런 질문은 아직 전기자전거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유저들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자전거를 구매할 때 '운동'이라는 것이 첫번째 목표일 수도 있겠지만, '재미'라는 요소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레저로 자전거를 즐기는 큰 이유 중에 하나로 꼽힌다. 이런 '재미'라는 입장에서는 전기자전거가 확실히 강한 장점을 가지지만, '운동'이라는 관점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는 '운동'이라는 관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자신의 한계를 넘나드는 강렬한 파워를 경험할 것인지, 체중을 조절하고 건강 상태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피트니스 관점인지에 따라서 말이다.
전기자전거, 페달 어시스트(PAS)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페달링을 할 때 추가적인 도움을 주어 더 쉽게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제품이다. 이것은 정지 후 출발할 때, 그리고 언덕을 오를 때, 특히 더욱 강력한 도움을 주는데, 이 결과 전기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는 오래 라이딩을 하더라도 심박수가 높게 오르지 않고 유산소 운동의 심박수를 유지하기 수월하다. 쉽게 이야기해서 체지방을 분해하는 심박수 유지에 더욱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유산소운동을 통해 체지방을 분해하여 체중관리와 건강을 원하는 라이더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다.
또한, 언덕을 만나더라도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게 되어 라이더들은 오히려 더 긴 시간동안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는 효과까지 만들어준다.

전기자전거는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더 오래 유산소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상의 선택이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더 강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산악자전거에 디스크 브레이크는 일반적이지만, 이제 로드바이크에도 디스크 브레이크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로드 라이더들에 의한 디스크 브레이크 견해는 매우 다양하고, 오해와 이해가 서로 상충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먼저, 제동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디스크 브레이크와 림 브레이크의 제동력에 대한 문제는 산악자전거 시절부터 있었다. 실제, 바퀴의 외곽에 위치한 림을 잡는 방식의 림 브레이크가 중심에 위치한 디스크 로터를 잡는 방식보다 제동력이 떨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제동력의 절대적인 강도에 있어서는 림 브레이크와 디스크 브레이크에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디스크 브레이크가 제동력을 조절하기 훨씬 쉽다는 이유 때문이다. 제동력의 100%를 다 사용하게 되면 보통 휠이 잠기면서 스키딩으로 이어지기 쉽고, 앞 바퀴의 경우는 균형을 잃거나 전복되는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제동력의 일부만을 사용하여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한 기술 중에 하나인데, 디스크 브레이크는 그런 측면에서 훨씬 수월하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제동력을 구사하는 것이 더 쉬울 뿐 아니라, 외부 조건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게 변하지 않아서 안전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더 강한 파워를 위해 디스크 브레이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있게 내가 원하는 스피드로 속도를 조절하기 쉽다는 이유에서 디스크 브레이크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디스크 브레이크에서 논란이 되는 것 중에 또 하나는 마찰열에 의해 오일이 끓는점을 넘으며 기포가 발생하는 베이퍼락(Vapor Lock)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열과 방열에 워낙 뛰어난 기술이 개발되어 사실상 그 현상이 만들어지기는 어렵다.
자전거 유압 브레이크에 주로 이용되는 오일은 미네랄과 DOT 오일인데, 이 중에서도 미네랄 오일은 끓는점이 낮아 열에 민감한 편이다. 현재, 시마노와 캄파뇰로 등에서 미네랄 오일을 사용하고 있는데, 시마노는 뛰어난 방열 기술을 이용하고, 캄파뇰로는 높은 내열 기술을 통해 로터가 500도가 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베이퍼락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라이더들이 장시간 다운힐을 할 경우 느끼는 브레이크 이상 증세는 베이퍼락보다는 높은 열에 의한 패드의 마찰력 변화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패드는 아주 낮은 온도와 높은 온도에서 일반적으로 제동력이 저하되거나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것은 림 브레이크에서도 비슷하게 겪는 현상이다.

또 하나, 디스크 브레이크는 최초 구매 시 제동력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패드와 로터가 완벽하게 맞물리지 않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데, 초기 '길들이기'와 같은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첫 자전거 또는 패드를 교체한 경우라면 처음에 브레이크를 자주 잡으면서 길들이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 강한 제동력보다 더 쉬운 제동력 조절 능력이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이유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있게 컨트롤 할 수 있어야, 자신있는 스피드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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